인쇄 기사스크랩 [제470호]2006-07-28 00:00

프랑스, 항공권 연대기여금 신설
우리나라도 내년 상반기 도입 검토
칠레, 브라질, 영국 등 동참 예정

프랑스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 빈곤 퇴치 기금 조성의 일환으로 파리를 비롯하여 프랑스 국내 공항 및 프랑스령 공항 출발 이용객들에게 ‘연대 기여금’을 부과했다. 이에 따라 에어프랑스 이용 승객은 물론 프랑스를 거쳐 유럽을 여행하시는 모든 항공 승객들에게 연대 기여금이 적용된다.

이코노미클래스 승객은 편도 기준 프랑스 국내선 및 EU 국가는 1유로를, 국제선은 4유로가 부과되며 비즈니스클래스와 퍼스트클래스 승객의 경우 국내선 및 EU 국가 10유로, 국제선은 40유로가 적용된다. 단, 2세 미만의 유아 및 24시간 이내 환승 승객은 제외된다.

에어프랑스 한국지사 관계자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주요 국가들도 항공권 연대기여금을 신설할 것으로 보인다”며 “좋은 취지이기는 하지만 승객 입장에서 보면 수동적으로 기금 조성에 일조하는 셈이라 그렇게 반길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아프리카 등 개도국을 위한 지원 기금 마련 방안을 마련해 국제선 항공권에 1천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한국국제협력단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정된 한국국제협력단법은 법제처 심사-차관회의-국무회의를 거쳐 올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6개월의 유예기간을 가진 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시행될 전망이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항공편을 이용하는 내외국인 출국자들은 국제선 항공권 요금에 ‘항공권연대기여금’으로 1천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시행기간은 오는 2015년까지다.

우리나라는 한 해 출국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서 1인당 1달러를 부과하면 연간 1백30억원 규모의 재원이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권 연대 기여금’으로 명명된 이 기금은 정부의 대외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이 개도국의 빈곤과 질병 퇴치 사업을 위해 운용 관리하게 된다.

항공기 이용객들이 세계화의 실제 수혜자라는 데 착안해 항공기 이용 시 1유로에서 40유로까지의 기여금을 부담하고 정부는 이를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퇴치, 에이즈에 사용하자는 취지로 프랑스가 항공권 연대기여금 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칠레, 영국, 브라질 등도 이에 동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번 항공권 연대 기여금은 사실상 새로운 세금으로 비춰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항공요금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항공사 입장에서는 승객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야 하고 또 업무 정산에 따른 번거로움으로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함동규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