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92호]2007-01-12 10:57

크루즈라이프 - 첫 만남을 준비하던 감격의 순간
유인태 크루즈인터내셔널 사장 (intae@cruise.co.kr)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감동이란 그 깊이가 하도 큰 까닭에 평생을 두고 기억해도 마치 같은 자리에 있는 듯 아찔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곤 한다. 필자가 처음 크루즈와 인연을 맺던 과정에도 그런 몇 번의 기회가 있어 지면을 빌어 잠시 얘기하고 싶다. 사실 처음 크루즈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던 과정에서는 실로 아무것도 손에 들어 오는 것이 없었다. 우선 나 자신 부터 크루즈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으며, 선사들 또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 넓고 넓은 대양 역시 한 방울의 물방울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처럼 모든 부분이 완벽히 자리한 상태에서 시작이란 단어는 어색한 법. 또한 크루즈란 언젠가 누군가는 반드시 도전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여기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본인이 크루즈를 한국시장에 소개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싶다) 그러나 당시 크루즈를 한국관광시장에 본격적으로 소개하여 새로운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보리라는 나름대로의 야심찬 계획은 초반부터 어려움에 봉착하고 말았다. 비즈니스를 제안했던 모든 선사에서 아예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았던 탓이며, 여기에는 부끄럽지만 한국의 비즈니스 관행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거의 6개월 만에 한 선사에서 회신이 왔다. 필자의 제안에 관심이 있으며 차후 지속적으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흡사 꿈에도 아른거리는 확 트인 대양의 주인이라도 된 듯 기쁨을 감추기가 어려웠으며 그 즉시 연락을 취해 방문 약속을 정하고 수일 안으로 직접 대면할 수 있었다. 실상 계산적으로는 단 한 시간 정도의 미팅을 위해 며칠을 버려야만 하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작업(?)이었다. 약속된 시간이 끝나고 내 방문이 오로지 자기와의 미팅만을 위한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 그 사람은 예상치 않았던 제안을 했다. 자신의 회사와의 비즈니스만으로는 생존하기가 어려울 테니 필자가 더욱 관심을 갖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본인이 직접 알아보고 미팅을 주선해 주겠노라고. 그 만남이 지금의 크루즈인터내셔널로 성장할 수 있는 동기가 되었으며, 지금 그 친구와 나는 가족간에도 만남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친구로 발전해 있으니 그 날을 생각하면 참으로 감격스럽다.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욕심을 줄이고 최선을 다해서 상대를 배려하는 것임을 다시 되새기며,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감동의 물결이 계속되기를 원한다. 이후 나는 꿈에만 그리던 크루즈에 드디어 승선할 기회를 맞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첫 만남을 준비하는 순간도 내게는 새로운 삶의 활력이고 믿기지 않는 기쁨이었다. 드디어 나의 시야를 가득 가로 막는 거대한 크루즈, 내 벅찬 감동의 맥박이 내게 말했다, “그래. 네가 원하고 꿈꾸던 것이 이런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