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82호]2010-11-04 13:15

여행사, MICE를 패키지 취급?

글 싣는 순서

<1> 황금알을 낳는 거위 MICE

●<2> 여행사-MICE, 공존은 빛 좋은 개살구

MICE 전담 부서 운영 업체 3~4곳 불과

기획력 보다 가격 앞세워, 시장 혼탁 초래

고부가가치 사업인 MICE에 대한 여행업계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대형 여행사에서 MICE 사업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거나 전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극히 드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많은 여행사들이 MICE를 전문화된 사업이 아니라 패키지 위주로 접근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소규모 이벤트 업체가 시장에 난입하는 등 전체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주요 여행사 가운데 MICE사업 부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는 BT&I와 레드캡투어, 롯데관광개발, 하나투어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전문여행사인 BT&I는 동일한 카테고리에 분류할 수 없지만, 독립된 사업부서에 약 40명의 전담인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MICE 사업부 외 법인 영업팀(인센티브)까지 총 16명이 포진해 있으며, 레드캡투어는 법인사업부 소속으로 30명의 직원들이 인센티브그룹과 VIP그룹으로 각각 나뉘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자회사 하나 비즈니스트래블 내 ‘하나 비즈 마이스팀’을 통해 MICE 관련 기획 및 유치 업무를 진행한다.

모두투어네트워크는 자회사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을 통해 MICE 사업부를 구성할 계획을 갖고 있으나 아직 전담부서는 없다. 노랑풍선여행사, 자유투어는 지역별 인센티브 담당자와 법인사업팀에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행사들이 MICE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동 사업이 장차 인지도 높은 여행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기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일반 패키지 상품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사실 외에도 기업과의 업무 분담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 이미지 제고 효과, 투자자들과의 관계 구축 등 순기능이 많은 편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여행사들이 기업 행사 유치에 도전하면서 MICE를 위한 행사 구성이나 기획력을 간과한 채 무조건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앞세워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러개의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패키지식 영업을 특수 영역인 MICE에 접목하면서 오히려 영세한 규모의 전문기업들이 가격에 눌려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낮은 가격에 혹해 여행사와 계약을 맺은 일부 기업들이 행사의 질에서 만족을 얻지 못하자 여행업계 전체를 오해하게 되고 이 틈을 타 공연이나 무대 행사만 담당하는 이벤트 업체가 시장에 난입해 주객이 전도되는 둥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