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91호]2007-01-05 10:28

VIP마케팅(上) 상위 1% 수익 극대화의 초석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파레토가 말한 ‘2080’법칙은 전체 결과의 80%는 전체 원인 중 20%에서 비롯됨을 의미하는 시사용어다. 아주 작은 부분이 대부분의 성과와 결과를 결정짓는다는 말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장 타당한 논리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오로지 20%의 소비자만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국민의 20%가 전체 부(富)의 80%를 차지하는 등이 이를 설명하는 좋은 사례들이다. 최근 여행업계에서도 이러한 고급시장의 가치를 간파한 대형 여행사들이 앞다투어 VIP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본지는 신년을 맞아 과연 VIP마케팅이란 무엇이며, 언제부터 여행시장에 도입돼 왔는지, 또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관해 두 차례에 걸쳐 심층 분석해 봤다.


천기영 모두투어 JM특수사업팀 차장
“VIP마케팅이란 이전의 상품 중심적인 판매가 아닌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재구성해 판매하는 기법이다. 무분별한 저가 상품에 관한 반감과 사회의 고도화에 따라, 고급 상품에 대한 수요와 소수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고품격 브랜드에 관한 필요성에서 생겨났다.”

▲VIP 마케팅의 정의
VIP(Very Important Person)란 정부 요인이나 국빈 등과 같이 특별한 대우를 해야 할 중요 인물을 뜻하는 말로 대게는 ‘귀빈’ 내지는 ‘요인’등으로 순화해 사용되고 있다.

대중적이고 친밀하여 많은 계층이 근접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지극히 한정된 소수의 인원에게만 해당되는 VIP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VIP 마케팅은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상위 1%의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여행업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군에서 꼭 필요한 마케팅 기법.

소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수익의 규모가 크고 판매자의 능력과 기업체의 지원에 따라 일반 고객의 배이상에 달하는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특징은 기업의 운영원리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복만 하나투어 특판부 과장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소수의 고급 시장이 전체 여행문화를 주도했기 때문에 딱히 VIP시장과 마케팅 기법의 도입의 시기가 언제라고 말하는 것은 모호하다. 남들과 다른 고급여행을 원하는 고객군은 늘 존재하고 있었고 다만 근래에 들어 그들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과 데이터 관리가 오프라인상으로 비쳐지고 있을 뿐이다.”

▲VIP마케팅 도입 시기
백 명의 고객보다 한 명의 부자를 잡으라는 말은 더 이상 속설이 아닌 진실이 됐다. 대략 패키지 상품보다 많게는 5~6배의 수익을 보장받는 VIP시장은 여행업계의 달라진 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VIP 마케팅의 도입 시기를 굳이 단정할 수 없는 것은 이복만 과장의 설명처럼 품격 높은 상품을 원하는 소수 계층이 여행업의 발달 이전에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이나 상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희소성과 가장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상위 계층은 예전에도 암암리에 여행사를 이용한 특별한 여행을 떠나곤 했다.

다만 워낙 한정된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해야 했던 만큼 여행사마다 지나친 노출을 꺼렸기 때문에 큰 표가 나지 않았던 것뿐이지 상위 계층을 위한 세부적인 틀과 여행상품은 언제나 있었다.

정인경 자유투어 프리미엄클럽 팀장
“부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이미지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여기에는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취득했다는 그릇된 인식이 아닌 누구라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바람이 존재한다. 물론 계층간 위화감 조성이라는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모든 기업체는 VIP마케팅을 받아 들이고 있고 이것을 따르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VIP마케팅에 따른 부정적 여론
자본주의 시대의 도래는 부유층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을 다소 변하게 만들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반인들도 부자가 되는 법을 공유하고 있으며, 금융권이나 백화점 같은 업체에서도 상위층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한다.

또 소위 구전 효과로만 진행됐던 VIP마케팅 역시 다양한 방법과 홍보를 통해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VIP에 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여론은 단시간에 없어지지 않는 전형적인 필요 악이다.

따라서 기존 패키지의 가격을 낮추는 대신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러 이벤트로 VIP상품을 특화시키는 등 서로 다른 고객층과 상품의 조화를 위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최영진 롯데관광 디스커버리사업부 부장
“상위 1%의 고객군을 위한 데이터 확보는 어느 여행사나 예상할 수 있는 기초적인 사항이다. 문제는 데이터 소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확보된 자사의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냐는 것. 고객 관리 능력과 꾸준한 재고객 창출은 VIP마케팅의 성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

▲VIP마케팅을 위한 여행사의 정석
한 달에 한번 꼴로 여행을 떠나는 상위 계층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그들은 경기가 악화됐다고 해서 여행 자체를 끊지는 않는다. 다만 여행 횟수를 줄일 뿐이다.

VIP마케팅이란 어쩌면 이처럼 빈번하지는 않지만 끊이지 않는 최상의 수익을 위해 최대한 세밀하고 친절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어느 여행사나 부유층을 위한 데이터 확보와 관리를 필수로 여기고 마케팅을 시도하지만, 모두 다 성공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고품격 상품의 개발과 운영 못지않게 고객 관리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성장 배경과 취향이 뚜렷이 틀리고 개인적인 욕구의 충족을 우선으로 여기는 만큼 이들을 위한 1:1 상담과 서비스 제공, 상품의 재구성, 실시간 확인, 사후 관리 등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김문주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하나투어 특판부 02)2127-1000, 모두투어 JM 특수사업팀 02)7288-431
롯데관광 디스커버리사업부 02)399-2100, 자유투어 프리미엄클럽 02)3455-0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