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66호]2010-07-01 13:37

[이민영]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총지배인

“나는 화합을 도모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장기 체류 외래객과 국내 가족 고객 위한 품격 서비스 자신

고백하건데 호텔리어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 차분하고 다정한 말투, 나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몸에 밴 서비스 등이 그 예다.

흔히 TV나 미디어를 통해 파생되는 호텔리어의 이미지는 위에 나열한 몇 가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민영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총지배인의 인터뷰를 성사시켰을 당시에도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혹여나 호텔 시설 소개나 서비스에 대한 광범위한 설명만 들을까 우려했던 것도 잠시, 그는 아주 구체적이고 뚜렷한 마케팅 계획과 비전을 때로는 공격적이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 놓았다. 덤으로 인터뷰 내내 보여준 매너 역시 뛰어났음을 밝히는 바다.

글=김문주 기자ㆍ사진=양혜성 기자 titnews@chol.com

-지난 6월1일부로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Marriott Executive ApartmentsㆍMEA)의 총지배인이 됐다. 한국인 최초의 GM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은 어떤가.

▲지난 1999년부터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업무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다. 99년 인연을 맺은 이후 세일즈 이사, 마케팅 이사 등을 두루 거쳤다. 한쪽 업무에만 주력했다면 시야가 좁아질 수도 있었지만 전쟁터(세일즈)도 겪었기 때문에 고른 시선으로 업무를 살필 수 있게 됐다.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은 영광스러운 동시에 무게이기도 하다. JW가 원하는 인재상이 있고 그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약하다. MEA의 간략한 소개 및 경쟁력을 설명해 달라.

▲세계적인 호텔 체인 그룹인 JW의 계열사로 전 세계에서 17번째로 오픈했으며 장기 체류 외래객과 국내 주말 이용객들을 겨냥한 호텔형 레지던스 업체다. 8가지 타입의 총 103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라운지, 커뮤니티룸, 비즈니스 센터, 어린이 센터, 다양한 운동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인 레지던스와 달리 고품격 시설과 서비스를 자신하며 특히 ‘수 피트니스&스파’는 6성급 호텔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의 토털 뷰티 센터다. 현재 객실 평균 점유율은 약 85%, 외국인과 내국인의 비율은 7:3이다.

-JW그룹이 MEA를 통해 서울에서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수용 고객의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한국을 찾는 외래객들의 목적과 패턴이 모두 똑 같지는 않다. 여행을 위해 장기 체류를 할 수도 있고 비즈니스 차 짧게 숙박만 할 수도 있다. 전 세계의 고객들이 JW라면 어느 나라를 가도 개인 스케줄과 용도에 맞는 다양한 숙박 시설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JW는 현재 한국에 총 5개(JW메리어트호텔 서울ㆍMEA 서울ㆍ리츠칼튼ㆍ코트야드 메리어트ㆍ르네상스서울호텔)의 계열사를 운영 중이다. 각 호텔들이 여러 타입의 고객을 유치하고, 서로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도 장점이다.

- MEA의 홍보 마케팅 전략을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으로 각각 나누어 설명한다면.

▲통합적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를 단순히 메리어트서울로 인식하는 고객들도 있으니까. 해외 시장에서 원하는 바를 빠르게 체크해서 전략을 세울 계획이며 필요하다면 우리와 성격이 다른 타 업계의 아이디어도 적극 수용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내 다른 계열사와 함께 JW고객 모두에게 동등한 혜택을 줄 수 있는 협력 마케팅에 치중할 생각이다. 물론 현재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블로거 마케팅이나 서포터즈 도입 등의 고객 참여형 프로모션도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

- 지난 4월15일 서비스드 레지던스(일명 레지던스호텔)의 건축법 위반 및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리면서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레지던스 업체가 성장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입장 표명을 하기에 매우 어렵고 민감한 사안이지만 기본적으로 법에 위반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선진 해외 시장에서 레지던스는 이미 안정적으로 정착돼 있는 사업 모델이고 호텔 및 타 숙박 업체와 건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풍토가 필요하며 정확한 규정 마련이 급선무다.

- 평소 마케팅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에서 얻는 편인지.

▲힘들어도 모임을 자주 갖는다. 사람들과 정보 및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트렌드에 집중한다.

국내 여행업계에서도 이처럼 실무진들이 잦은 모임을 갖고 서로 편하게 의견을 공유하며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면 관광 발전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책이다. 새로 나오는 책은 무조건 사서 읽고 보자는 주의다. 가끔 직원들에게 좋은 책을 추천하기도 한다.(웃음)

- 본인이 지향하는 리더는 어떤 모습인가. 끝으로 호텔리어를 희망하는 후학들에게 전하고픈 조언이 있다면.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단원들을 하나로 화합시키는 능력이 뛰어나야 좋은 지휘자라는 구절이 있었다. 그게 정답인 듯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꾸준한 교육을 펼쳐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며 인재를 만들어내는 리더가 되고 싶다. 관광학을 공부하는 후배들을 볼 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포기가 너무 빠르다는 것. 좋은 멘토를 곁에 두고 오랜시간 공부하며 발전해야 한다. 간혹 본인이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때가 있는데 서비스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늘 상기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