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65호]2010-06-24 15:12

[포커스]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 현황 및 발전 방향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 약(藥)일까 독(毒)일까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 및 개인정보관리에 도움

대형 여행사 위주로 시도… 여행사 비용 부담 커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가 재등장했다. 지난 2007년 하나투어가 KB카드와 함께 마일리지 카드를 론칭한 이후 지난달 모두투어네트워크가 외환카드와 함께 투어마일리지 카드를 탄생시킨 것.

하지만 아직까지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는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만큼 충성도 있는 고객을 확보하지 못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따라서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가 여행업계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의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모색해봤다.

신선해 기자 titnews@chol.com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의 용도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의 원리는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와 비슷하다. 여행상품을 구매하면 그에 상응하는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이를 적립하면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항공권 및 여행상품을 기간별, 지역별, 가격별로 고객의 의사에 따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는 별도의 신용카드 없이 적립이 가능하지만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는 신용카드를 발급해야만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까지 마일리지 카드를 선보이고 있는 여행사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우선 하나투어 KB카드는 3년 동안 약 8만7천건의 발급건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마일리지 전용 상품 외에도 일반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반드시 하나투어 상품을 구매해야만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일반사용금액의 1%가 마일리지로 적립된다.

모두투어 투어마일리지 카드는 1천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되며 플래티넘 카드로써 할인 혜택, 우대 서비스, 가족 상해보험 무료 가입, 카드 사용실적에 따른 각종 수수료 면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 론칭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발급률이 높진 않지만, 모두투어 임직원들과 이들의 지인을 통해 점차 네트워크를 넓혀 나가고 있다.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의 명암(明暗)

대형 여행사들이 이처럼 마일리지 카드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를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하나의 여행사에 적립된 마일리지를 통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의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서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개인정보관리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카드 발급시 고객이 반드시 동의해야 하는 개인정보활용동의서를 통해 개인정보를 여행사가 안전하게 관리, 이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고객이 마일리지 카드를 사용하여 여행상품을 구매시 이들이 어떤 상품을 주로 이용하고 관심이 많은지 고객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고객 DB를 통해 조기 예약문화는 물론 추후 여행상품 개발과 나아가 사업계획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 역량에 따라 매출이 달라져 할인 경쟁이 심한 대리점들도 할인보다는 마일리지를 통해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고 보다 수월하게 판촉 행위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반면 여행사의 마일리지 카드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고객들에게 마일리지의 혜택을 크게 제공하다 보면 여행사들의 비용 부담이 상승되는데 대부분 여행사들의 마진율은 상품가의 10% 내외. 이중에서 신용카드 수수료와 대리점 수수료, 마일리지 적립금 등을 제하고 나면 여행사들의 수익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를 관리하는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항공사 마일리지의 경우 충성도 있는 고객이 많지만 고객이 여행상품을 구매할 때 여행사 마일리지를 적립하기 위해 특정 여행사를 선택하진 않는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의 미래

최근 여행사들이 마일리지 카드를 응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7월 초 하나투어가 제휴사와 사용처를 확대하여 KB카드와 마일리지를 중복으로 적립할 수 있는 마일리지 제도를 론칭할 예정이다. 또한 모두투어는 오는 8월 1천원당 4마일리지의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이 종료되면 기존과 차별화된 마일리지 정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자유투어는 마일리지 카드와 의도는 다소 다르지만 7월 내 카드사와 제휴한 할인카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는 워낙 자사의 비용 부담이 큰 탓에 어느 정도 볼룸을 갖고 있는 여행사가 아닌 경우에는 쉽게 시도하기란 매우 어려운게 현실이다. 따라서 대부분 여행사들은 하나투어, 모두투어의 마일리지 카드 성공 가능성을 점쳐보면서 아직 쉽게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는 여행업계의 마케팅 방법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카드가 고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다 보니 장기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단발성에 그친다는 점들은 향후 개선되어야 할 문제들로 지적되고 있다.

여행사 마일리지 카드가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 우선 선행돼 있는 타 업계의 포인트 제도를 철저히 학습하고 그들의 성공 사례를 여행업계에 도입하는 방법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OK캐쉬백 등과 같은 시중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타 포인트 제도와 호환하여 사용 가능케 하거나 먼저 특화된 멤버십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