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43호]2010-01-21 14:01

한국관광공사 ‘철밥통’ 경영 깨진다

능력 위주의 파격적인 인사 주목

드래프트에 의한 인사 제도 단행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가 파격적인 인사 제도를 단행함에 따라 소위 ‘철밥통’이라 불리던 오랜 관행을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참 사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사는 그간 욕심 있고 창의적인 조직이 아니었다. 때문에 이번 인사제도를 통해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공사가 밝힌 인사제도의 밑그림은 다음과 같다. 우선 상임이사 3명 중 2명을 퇴진시키고, 정년 잔여 2년 이내인 간부직원 4명을 전원 보직 해임했다.

또한 상위직급에 의한 하위직 드래프트 방식으로 인사를 실시한다. 드래프트 방식은 상위 간부가 업무 역량이 뛰어난 직원을 바로 밑에 계급으로 직접 지명하는 것. 즉 본부장이 담당 실장을, 실장이 바로 밑 관리 팀장을, 팀장이 팀원을 선발하게 된다. 수시로 발생하는 인사 과정에서 3회 연속 드래프트에 선발되지 못한 직원은 자리를 잃게 된다.

공사는 현재 기존의 직위별 직급제를 완전 철폐, 3급(과장급)이상은 누구나 실·단장, 팀장 등에 보임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5개의 1급 직위에 2급을 보임하였으며, 기존 1급 중 15%가 무보직으로 밀려났다. 곧이어 있을 팀장급 드래프트에서도 상당수의 무보직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는 5월에는 전체 직원의 17%에 달하는 121명의 명예퇴직이 예정되어 있다. 이는 관광공사 선진화 작업에 따라 면세점 및 각종 개발, 분양 사업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원이라는 게 공사측의 설명이다.

공사의 이번 개혁은 관광업계는 물론 대내외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공사 노조와의 충분한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드래프트제에 대한 실효성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공사 내부에서도 여러 입장들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드래프트제가 순기능보다 역기능, 이를테면 지명을 받기 위한 로비 남발 등으로 변질될 경우 공사체제 및 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지적되고 있다.

한편 공사는 대규모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국내와 해외로 분리 운영 되어온 홍보 콘텐츠 업무를 한곳에 모아 관광정보실로 통합하였다. 또한 비서실을 창의경영실로 개편하여 CEO의 움직임 및 마케팅활동을 전력 지원한다. 전반적으로 대실, 대팀제 중심으로 사업부문을 확대하고, 지원조직인 경영본부의 인력과 조직 규모가 축소되었다. 이에 4본부 13실·뷰로 36개 팀 체제로 운영하게 된다. 또한 공기업 사상 처음으로 사장 직속의 핵심부서인 홍보실장(1급)에 여성인 강옥희 전 관광투자유치센터장을 임명하였다.

<인사 내용 7면>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