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39호]2009-12-18 14:01

축제가 지역을 변화시킨다<12>진주 유등 축제

아름다운 빛의 향연 속으로

우리나라 3대 문화제인 개천예술제의 대변신

문화관광축제 제도가 생기기 전인 1995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국민들이 딱히 찾아가 즐길만한 축제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까지만 해도 경주의 신라문화제와 부여·공주의 백제문화제, 진주의 개천예술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문화제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문화관광축제 제도가 도입되면서 관광객 위주의 무수한 축제들이 새롭게 개발되었고, 이들 축제들은 현대인들의 관광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성을 갖춤으로써 기존의 3대 문화제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들 축제들의 변화는 시대적 요청이기도 하였다. 그 와중에 경주의 신라 문화제는 경주문화 엑스포로 방향을 전환하였고 진주의 개천 예술제도 변화를 위한 심한 진통을 겪었으며, 그동안 개천예술제의 단위 행사로 진행되던 유등 띄우기 행사를 ‘유등 축제’라는 이름의 야간 축제로 개최하게 됐다.

유등 축제의 전신인 유등 띄우기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성 안의 군사들이 군사신호 및 성 밖의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던 것에서 유래됐다. 개천예술제 추진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유서 깊은 행사를 야간에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그때까지만 해도 야간 축제가 거의 전무하던 우리나라에서 진주 유등 축제는 삽시간에 대단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축제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리하여 2003년 예비축제, 2004년 지역육성축제, 2005년 우수축제를 거쳐 2006년에는 문화관광 최우수 축제의 영예를 안게 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플루로 인해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축제 개최를 취소하여 아쉬움을 주었다.

우리나라 야간 축제의 전형으로 성장

진주 유등 축제에는 개제식(초혼 점등), 소망등 달기, 유등 띄우기, 세계 풍물등 및 한국등 전시, 창작등 전시, 전통공예등 전시 등과 같은 본 행사와 유등 만들기, 창작등 만들기, 소망등 달기, 유람선 타기, 사랑다리(부교)건너기, 전통놀이 등과 같은 다채로운 체험행사로 구성되어 있다.

진주 유등 축제추진위원회에서는 참여자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참여형 축제를 지향하여 지난 2008년에는 소망등 달기 23,360개, 창작등 만들기 3,200개, 유등 띄우기 12,000개를 시민과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여 진행하였다.

또한 진주시의 읍·면·동 상징등을 활용하여 거리 퍼레이드를 펼침으로써 주민 화합과 야간 볼거리로 조화를 이루었고, 스토리텔링 방식의 군집형 등을 배치함으로써 관광객들의 관심도와 호응도를 높였다.

축제 재정 자립도 40%의 자생력이 강한 축제

진주 유등 축제는 2008년 관광객 316만명, 국내·외 관광객에 의한 지역경제 파급효과 1,255억원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등 축제는 전체 축제예산의 40.2%를 각종 프로그램 개발로 인해 환수함으로써 재정 자립도가 매우 높은 축제로도 유명하다. 즉 진주 남강에 설치한 부교 통행료 징수, 소망등 달기 및 농·특산물 판매, 실크 박람회 등과 같이 축제의 경제적 편익을 거둘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함으로써 자생력이 강한 축제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유등 축제가 야간 중심의 축제이므로 자칫 주간 프로그램 개발에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주간에는 실크 박람회, 개천예술제, 전국 민속소싸움 대회 등을 개최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야간 집중화를 방지하기 위해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축제로 인한 연계관광 및 테마여행 활성화

유등 축제추진위원회에서는 축제기간 중 진주 지역을 방문하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연계관광 상품과 테마관광을 활성화함으로써 축제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잘 조성된 남강과 음악분수대, 진주성의 야간경관을 비롯하여 주간에는 진주 전통소싸움을 연계하는 테마상품을 개발함으로써 외지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주변의 진양호와 산림 박물관, 강주 연못을 연결하는 생태관광 코스는 가족 관광객 및 대도시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상품이 되고 있다.

진주 유등 축제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유래된 유등 띄우기를 야간 축제로 새롭게 단장함으로써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유지는 물론, 현대인들의 관광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관광축제로 성장하여 지역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