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37호]2009-12-04 14:45

[Focus] 2009 그랜드코리아세일

유명무실(有名無實) ‘그랜드코리아세일’

체계적인 마케팅 및 행사 진행 미흡

동남아국가 세일이벤트 벤치마킹 필요

‘300만 일본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2009 코리아그랜드세일은 큰 영향을 끼쳤을까?’

2009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지난 9월26일부터 11월25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인천, 경기, 대전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개최됐다. 2009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오는 2010-2012년 한국방문의해를 기념해 개최된 것으로 쇼핑 세일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만족도를 높이고자 마련됐다.

이 기간 동안 전국 약 5,000개 업체가 행사에 참여해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했으며 행사 기간 중 한류스타 공연과 지역 축제 등이 함께 선보임에 따라 개최 전부터 많은 외래관광객 유치에 기대를 모았었다.

서울 관광마케팅에 따르면 행사기간 동안 150여개국의 20여 만명이 코리아그랜드세일 홈페이지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 16만회의 쿠폰다운로드가 진행됐다.

반면 주최측의 기대와는 달리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인바운드여행업계 관계자들의 입장.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원화가치 하락과 엔화·위엔화가치 상승의 영향일 뿐 코리아그랜드세일로 인한 부분은 매우 미미했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급하게 준비된 행사 진행과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마케팅으로 인해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조차 그랜드코리아세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지 못했다는 점이 그랜드코리아세일이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민은혜 기자 titnews@chol.com

▲적절치 못한 행사 시기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가까운 동남아 국가에서는 일년에 한두번 쇼핑 세일을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외래관광객 유치를 도모하고 있다. 이 같은 이벤트는 각 국가에서 현지의 여행 비수기를 타개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성공적인 이벤트로 꼽히고 있다.

원화가치가 하락하기 전 현지의 세일 기간을 이용하면 한국에서 같은 물건을 살 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쇼핑을 목적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한국관광객 수요 역시 많다.

코리아그랜드세일도 이러한 취지로 개최됐지만 여러 가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높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선 엔화와 위엔화 강세로 인해 일본·중국관광객들에게 메리트를 제공하지 못했다. 행사 기간이 아니라 할지라도 세일된 가격과 맞먹는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외래관광객들의 흥미가 떨어진 것. 또한 행사기간 동안 대부분의 세일은 제고 상품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제고 물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미 많은 물건이 팔리다 보니 행사 기간 내 상품의 다양성을 구축하지 못했다.

▲홍보 및 인프라 구축 부족

2009 그랜드코리아세일이 기대만큼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체계적인 홍보·마케팅의 부재다.

이번 행사를 어느 한 기관에서 전담해서 준비하고 개최한 것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서울시관광마케팅 등 다수의 기관에서 함께 진행되다 보니 의견 조율에 있어서나 행사 준비에 있어서 더디게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일본, 중국 등 현지에서 그랜드코리아세일에 대한 충분한 마케팅이 진행되지 못했고 이를 겨냥한 여행상품 구성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더불어 쇼핑 이벤트가 진행되는 타국에 비해 쇼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로 작용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의 쇼핑이 대부분 서울 명동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보니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한정적이여서 명동을 비롯한 강남, 수도권 등으로 쇼핑 구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프로그램 및 마케팅 필요

홍콩이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대표적인 쇼핑 목적지인 이들 국가에서는 매년 연중 대세일을 개최하면서 연 초부터 이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한다.

현지에서는 물론 주변 타 국가에서도 신문 및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노출시키는 것과 함께 여행객들이 쇼핑을 위해 방문시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한다.

그랜드코리아세일도 이처럼 체계적인 마케팅 및 행사 준비와 함께 행사질을 높여 세계적인 쇼핑 이벤트로 도약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행사를 되짚어보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이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쇼핑 세일 폭을 평소와는 큰 차이를 두고 다양한 물건을 선보이는 등 해외여행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다음해에도 다시 방문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같은 준비를 통해 그랜드코리아세일이 본래의 취지처럼 내국인들에게는 물론 외국인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구축하고 대표적인 수익모델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