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37호]2009-12-04 13:41

[기획] 2009 여행박람회 총집합 (上)

글 싣는 순서

●<上> 여행박람회의 홍수 속 인기는 지속 하락

<下> 박람회 개선을 위한 업계의 노력 시급


여행박람회, ‘변화’의 기로에 서다

해마다 여행업계 종사자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여행·관광박람회가 많게는 수십 개씩 개최된다. 소비자에게 최상의 관광 정보를 제공하고 참석 업체에게 잠재 고객 유치 및 목적지 홍보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 아래 다양한 관광박람회가 성행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실제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점차 오프라인 박람회에 참가하는 관련 업체 수는 줄어 들고 행사 참여를 위해 현장을 찾은 소비자 역시 “별로 볼 게 없었다”는 시큰둥한 소감을 내뱉기 일쑤다. 이에 본지는 올 한 해 국내에서 치러진 대형 박람회를 정리 및 분석하고 추후 발전을 위한 기사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다양한 관광박람회 봇물, 시도 자체는 긍정적

프로그램 및 박람회 운영 형태 개선 시급해

◆관광 박람회의 홍수

올 한 해 동일한 형태의 대형 박람회들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다양하게 치러졌다.

국내 최대의 관광 박람회를 표방하는 ‘한국국제관광전’이나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한 ‘내나라여행박람회’ 그리고 경기권 여행사와 지자체가 힘을 합친 ‘경기관광박람회’ 등 서울 및 수도권 일대는 물론 지방 관광 시장 확대를 위해 부산, 대구 등지에서도 동일한 관광 박람회가 연이어 개최됐다. 이외에도 홀세일 여행사가 협력사와 파트너들을 위해 상품 정보와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전문 박람회를 비롯해 온ㆍ오프라인 허니문 박람회, 컨벤션 단체의 관련 포럼 및 MICE 세미나 등 수십 개의 행사가 빼곡히 달력을 채웠다.

최근 몇 년 사이 행사 진행이나 개최 의도 등은 대부분 동일한데도 타깃이나 목적에 따라 고만고만한 형태의 박람회가 잇달아 탄생하면서 여행업계도 박람회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선물과 브로슈어 나눠주기 일색

박람회에 참가하는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박람회 현장을 방문한 일반 소비자에게 자체 상품 및 여행 목적지를 집중 홍보하고 이를 통해 추후 시장 확대를 도모하는데 의의를 둔다. 반면 지자체가 아닌 주한외국관광청이나 항공사의 경우 목적지 홍보와 잠재고객 유치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울며 겨자 먹기’식의 참가 형태가 다수를 차지한다. 행사 개최 전부터 일찌감치 부스 판매를 강요하는 주최측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을 위해 박람회 참가에 매진한다는 것. 특히 몇몇 관광청의 경우 여행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이나 지원을 하지 않는 대신 서울 및 주요 대도시에서 열리는 각종 박람회에 모두 참가하는 것으로 본사에 활동 모습을 보여주는 등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최소 2백만원을 상회하는 부스 임대료부터 부스를 장식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비용, 여기에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는 브로슈어와 각종 경품까지 합치면 참가 업체가 한 행사 당 소진하는 금액은 일반적인 마케팅이나 광고 집행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박람회마다 참가하려는 업체 수는 해마다 감소하고 방문객 수 역시 분명한 목적 없는 구경꾼들로 채워지고 있다.

◆시장 트렌드 99% ‘온라인’

여행 시장의 흐름이 개별여행객과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당연히 여행박람회 및 상품 설명회 같은 현장 마케팅의 비중도 떨어지는 추세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올 한 해 각 여행사들은 허니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온라인 허니문 박람회를 지속 실시했다. 오프라인 현장에서 신부 반값을 외치며 모객을 하는 ‘웨덱스’에서 여행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 감소한다는 얘기다. 2009년 1월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삼성동 코엑스 1층 태평양 홀에서 개최된 춘계 웨덱스의 경우 참가한 여행업체는 관광청 3곳(캐나다ㆍ태국ㆍ사바주 관광청)과 여행사 6곳(레드캡투어ㆍ하나투어ㆍ가야여행사ㆍ허니문리조트ㆍ교보여행사ㆍ롯데관광개발)에 불과했다. 웨딩드레스나 한복, 인테리어, 사진 등 타 업체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참여도를 체감할 수 있다. 더불어 추계 허니문 시장을 겨냥해 지난 7월17일부터 19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 32회 추계 웨덱스 코리아(WEDDEX KOREA 2009 AUTUMN)’에는 마리아나와 뉴칼레도니아관광청, 롯데관광개발, 레드캡투어, 한진관광 등 16개 업체가 참가했지만 상당수 부스 합작 형태로 참가한 허니문 전문 업체가 주를 이뤘다.

오프라인 박람회가 이처럼 여행사들의 외면을 받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온라인 박람회의 성장은 거듭되고 있다. 노랑풍선여행사, 레드캡투어, 모두투어네트워크, 한진관광 등은 지난 9,10월 가을 허니문 시장을 앞두고 현장 박람회에 참가하는 대신 각각 웹사이트를 활용한 온라인 허니문 박람회를 개최하고 모객 유치에 집중했다. 이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맞벌이 예비 허니무너들을 주된 타깃으로 조기예약할인, 경품 증정, 환율 보장, 공항 샌딩 서비스, 객실 업그레이드 등의 특전을 제공하며 지역별 상품 판매에 매진했다. 대부분 전년 못지 않은 판매율을 기록했으며, 특히 투자 대비 거둬 들인 성과가 낮지 않아 관계자들이 만족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