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37호]2009-12-04 13:00

회원사 무시된 ‘KATA 회장 선출 파행’

정관, 투표전 합의 참석 회원에 공지해야 유효

시간 이유 투표 중 별도 합의 모색 문제 유발해

협회 이사회 통해 결선 투표일 결정하기로

김춘추 후보 전춘섭 회장 지지 공개 선언 관심

지난달 27일 KATA 회장 선거에 참석한
약 350여명의 KATA회원사 대표들이 투표
직전 신분 확인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여행업계가 취급 수수료 도입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ㆍ회장 정우식)가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KATA는 지난달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했으나 참석 회원 과반수 득표를 한 후보자가 없어 회장 선출에 실패했다.

이날 선거에는 기호 1번 전춘섭 KRT여행 대표이사, 2번 양무승 투어2000여행사 대표이사, 3번 김춘추 킴스여행사 대표이사 등 3명의 후보자가 치열한 선거전을 펼친 결과 양무승 후보가 122표로 1위, 전춘섭 후보가 109표로 2위, 김춘추 후보가 97표로 3위를 차지했다. 무효는 19표가 나왔다.

문제는 KATA 정관상에 총회 참석자의 절반 이상의 득표자가 회장에 당선되게 돼 있어 과반 투표자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날 참석한 회원사는 총 347 업체다.

KATA 집행부는 투표 전에 3명의 후보와 과반 투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 간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해 투표 전 회장이 회원들에게 공지하고 회의록에 남아 정관규정 및 이 합의안까지만 유효하게 적용되게 됐다. 그러나 장소 임대시간이 오후 1시부터 4시까지여서 결선투표를 할 시간이 없게 되자 정우식 회장이 개표 전 3명의 후보를 불러 1,2위가 결정되면 2위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사퇴하고 1위 후보를 추대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김춘추 후보측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전춘섭 후보와 양무승 후보만이 동의를 해 사실상의 3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개표가 완료되고 1,2위 득표자가 결정되자, 2위를 한 전춘섭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전춘섭 후보 진영뿐만 아니라 투표 참석 대표자들이 결선 투표를 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자 정우식 회장이 “물리적으로 오늘 결선투표가 불가능한 만큼 추후 두 명의 후보측과 합의해 결선 투표 날짜를 다시 정해 실시하겠다”고 총회 종료를 선언했다.

▲쟁점 1

회장 선거와 관련 정관 규정은 ‘투표 참석 대표의 과반수 득표자가 당선자로 한다’와 회의전 3자 합의사항인 과반 득표 실패시 1,2위 간 결선 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 회장이 투표전 회원에게 공지한 것으로 회의록에 올라 있다. 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 한 관계자는 민간 선거에는 관여하지 않고 유권해석에도 응하지 않지만 공직선거 규정을 적용한다면 이 두 가지 항목만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투표가 진행된 이후 이뤄진 KATA 선거관리위원회 또는 후보자 간 합의 내용은 설혹 3자가 서명한 문건이 있더라도 효력이 없다. 이는 시간이 없어 2위 후보가 사퇴하는 안에 대한 동의 유무 등은 아무런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쟁점 2

KATA는 오는 10일 이사회를 소집해 결선 투표와 관련된 내용을 의견을 들은 뒤 결선 투표 날짜 등을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해 이사들에게 통보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사회는 총회의 하위 기구여서 총회에서 결정한 결선 투표와 관련된 어떤 결정도 사실상 할 수 없어 간담회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집행부의 입장이다.

▲쟁점 3

합의 사항 번복에 대해 KATA 집행부와 후보자 측의 입장은 크게 차이가 있다. 우선 KATA 집행부와 1위 득표를 한 양무승 후보측은 개표 전에 전춘섭 후보와 1,2위가 되면 2위 후보가 사퇴하기로 한만큼 의사를 번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춘섭 후보측은 시간이 없어 결선투표가 힘드니 사퇴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사 타진에 동의한 것이지 3명의 후보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춘추 후보는 자신은 2위 후보 사퇴에 대해 반대했다며 오히려 집행부가 투표 전 1,2위 간 결선투표를 합의 해놓고 개표 전 또 다시 규정을 바꾸려고 한 것이 말을 바꾼 것이라고 비난했다.

▲쟁점 4

결선 투표가 이뤄질 경우 추후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김춘추 후보는 지난 1일 뉴서울관광호텔에서 전춘섭 후보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양무승 후보는 인격적으로 존경하고 능력도 인정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비전이나 공약이 일치하는 전춘섭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결선투표가 이뤄질 경우 1위와 2,3위 지지 세력 간의 대결로 압축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KATA 회장 선거는 창립이래 3명의 후보자가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며 박빙의 승부를 연출해, 당일 결선투표로 차기 회장만 선출했다면 최대의 이벤트로 기록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1,2위 후보 간의 갈등의 골이 패인 상태가 돼 어느 후보자가 당선되더라도 화합을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는 회장 선거는 회원사를 위한 축제여야 하는 만큼 하루 속히 결선투표를 끝내고 당면한 취급 수수료의 법적인 뒷받침 등 업계의 생존을 위한 현안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