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470호]2006-07-28 09:56

[황정태] 아일랜드마케팅 사장
“리조트 사랑 18년, 꿈과 열정 있어 가능했다”
고품격 리조트여행 정착 자부심

“힘들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지난 18년 동안 오로지 해외의 숨겨진 리조트 발굴과 개발에 혼신의 열정을 쏟은 황정태 아일랜드마케팅 사장은 최근 사루진 리조트와 14번째 한국총판매대리점(GSA)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사장은 무척이나 수척한 모습이다. 기자를 만나기 바로 전 모 병원에서 한쪽 머리가 마비 증세를 보여 진료를 받고 왔단다.

“정말 머리 아픕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입니다. 늘 새벽 2시까지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를 전화에 초긴장 상태에서 잠자리에 듭니다. 해도 해도 끝없는 무한 경쟁 시대에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할지 알 수가 없더군요.”

여행업계에 널리 알려진 것처럼 아일랜드마케팅은 지난 1996년 반얀트리 리조트를 시작으로 고품격 리조트 여행의 붐을 조성함은 물론 리조트를 목적지로 하는 우리나라 여행문화의 새 바람을 일으켰다.

“언제부턴가 리조트 숫자를 세고 있더군요. 14곳의 리조트는 만족이 아니라 과부화라는 판단이 듭니다. 이제 좀 한 템포 늦추렵니다. 지난 세월 너무 끌려 다녔구나하고 반성도 합니다. 더 이상 새로운 건 안할 겁니다. 정말 열심히 했기에 여한도 없습니다. 뒤로 물러나 후배 양성에 매진해야겠습니다.”

황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또 정말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매일매일 느낀다고.

“우리나라 여행 산업의 흐름은 너무 빠릅니다. 아무리 좋은 리조트를 소개해도 2년만 지나면 지겹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나은 리조트를 찾아 다녀야 하고 자연 상품가는 낮춰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결국 리조트의 생명은 2년에 불과하지요.”

내년이면 아일랜드마케팅의 야심작 중 하나인 반얀트리가 10주년을 맞게 된다. 전 세계에서 반얀트리 GSA를 10년간 맡고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단다.

“회사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직원입니다. 직원이 회사를 흥하게 하고 또 망하게도 하지요. 사루진 리조트를 마지막으로 직원 양성에 더욱 주력할 겁니다.”

이제 지친 것 일까? 황 사장은 이미 업계에서 전형적인 비즈니스맨이자 냉철한 사업가이고 또 여행을 사랑하는 여행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는 10월 파주 해이리에 위치한 예술인 마을로 이사를 한다는 황 사장은 사진작가인 아내와 갤러리도 운영하고 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져 볼 계획이라고 한다.

지금도 늘 밑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있는 황정태 사장은 “내년 반얀트리 1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열고 더불어 아일랜드마케팅 브랜드를 좀 더 강화해 우리나라 유일의 토종 브랜드의 자부심을 넓혀 나갈 것”이라며 “은퇴가 2년 5개월 남았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전 세계를 상대로 개척 정신을 발휘한 황정태 사장의 일에 대한 열정과 후배 사랑이 어우러져 알찬 결실이 맺어 지길 기대해 본다.
함동규 차장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