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31호]2009-10-23 14:23

[현지취재] 독일 (下) 웰빙 관광지의 모든 것 ‘뒤셀도르프’

글 싣는 순서

독일<上> 독일 과거와 현재의 공존 ‘드레스덴’

독일<中> 동화 속 마을 ‘라이프치히’

●독일<下> 웰빙 관광지의 모든 것 ‘뒤셀도르프’


라이프스타일과 예술 탄생의 중심지

쌉쌀한 ‘알트 비어’한 잔이면 세상이 내 것

패션,건축물,갤러리 등 모든 관광 인프라 완비

기자가 독일여행을 다녀 왔노라고 은연중에 자랑 섞인 말을 전했을 때, 가까운 지인들은 금세 어디를 다녀왔는지를 물었다. 뒤셀도르프-라이프치히-드레스덴을 잇는 슈만 루트를 각각 2일씩 여행했다고 말하자, 이내 거기가 대체 어디냐는 물음이 되돌아왔다. 열심히 설명을 해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부분은 ‘독일=베를린’이거나 ‘독일=프랑크푸르트’ 정도 인 듯 했다. 더욱이 크리스마스 마켓과 전쟁의 역사로 유명한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을 제외하면 뒤셀도르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정말 무심할 정도. 거리 곳곳을 채우고 있는 현대 건축물의 모던함과 가슴을 젖게 하는 시원한 ‘알트비어’ 한 잔이 지극히 아름다운 이 도시를 왜 그네들은 모르는 걸까?

▲웰빙도시로의 탈바꿈

오늘날 최고의 웰빙도시로 입지를 다진 뒤셀도르프는 사실 대표적인 공업지역으로 철강, 화학, 기계, 금속가공, 전자공업 등이 발달된 도시였다. 독일의 서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州)에 위치해 있으며 작은 도시의 회색빛과 기차역 주변에 위치한 각종 성인 숍들이 공업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그 옛날 뒤셀도르프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떠오르게 한다.

물론 근래에 와서는 100여 곳이 넘는 갤러리와 예술 아카데미, 미술관, 박물관 등의 인프라를 잘 갖추고 유럽 및 일본 지역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웰빙 도시로 탈바꿈했다. 특히 뒤셀도르프 어디에서든 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현지인들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말로만 웰빙을 외치고 친환경 정책을 계획하는 우리와 달리 작은 것부터 몸소 실천하는 독일인들의 마인드가 살짝 부러워지는 대목이었다.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도시

뒤셀도르프는 패션, 쇼핑,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도시다. 유럽에서 가장 호화로운 쇼핑 거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쾨니히스알레 거리에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부띠크를 만나 볼 수 있다. 가격이 생각보다 약하진 않지만 품목이 많고 디자인이 다양한 탓에 동행했던 일행 중 한명은 아예 옷 여러 벌을 구매했을 정도.

가까운 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바가 있는 구 시가지와 독특한 건축물, 레스토랑들이 자리한 미디어하버가 위치해 있다. 특히 구시가지에서는 쌉싸래한 맛으로 유명한 ‘알트 비어’를 만나 볼 수 있는데 한국의 맥주와 달리 유난히 검을 색을 띠며 톡 쏘는 맛보다 조금 더 무겁고 진중하다. 깨끗한 물과 밀 등의 재료를 이용,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알트 비어는 다소 짭짤한 독일의 어떤 음식과 먹어도 궁합이 잘 맞는다.

구 시가지에는 260여 곳이 넘는 바와 레스토랑이 있고 이들 모두 제각각 알트 비어와 여러 메뉴를 판매한다. 주말에는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아 관광객들은 물론 현지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고. 특히 축구 등의 유명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거리 전체가 키 큰 독일인들로 붐벼 심하면 무서울 정도다. 이밖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이 설계한 작품들로 유명한 미디어 하버는 현대 건축의 박물관이라 칭할 수 있다. 구 시가지에서 미디어 하버에 이르는 이 공간은 가장 잘 알려진 만남의 장소로 ‘프롬나드’라 불린다. 만약 개별여행을 통해 뒤셀도르프의 매력을 탐험하고 싶다면 웰컴카드를 구매하는 편이 용이하다. 교통은 물론 박물관과 레저 및 다양한 관광지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뒤셀도르프 여행 마무리

다시 한 번 뒤셀도르프를 방문할 수 있다면 기자는 이른 아침 시내 중심에서 자전거를 빌려 미디어 하버를 따라 건축물들을 천천히 관광하고 점심에는 전망 좋은 타워에 올라 도시락으로 싸온 샌드위치를 먹을 것이다. 이후 오후에는 도심 부티크 숍에 들려 아이 쇼핑을 즐긴다.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에 흥청망청 쇼핑을 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는 찾기 힘든 꼭 필요한 물품 몇 가지를 구매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진한 향수를 살 것이다. 어느 덧 쌀쌀한 바람이 불면 가방에 준비한 스웨터를 걸치고 구 시가지에 돌아와 알트비어 한잔과 독일 족발 학센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진 한 장을 찍어 달라고 부탁할 게다. 물잔과 음식을 딱딱 떨어 트리는 그리 친절하지 못한 종업원에게.

독일 뒤셀도르프=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자료 문의=독일관광청 02)773-6430/www.germany-tourism.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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