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24호]2009-08-28 15:21

웨딩업체, 허니문 시장 잠식 심해

높은 커미션 요구, 여행사 수익률 저하

다방면 마케팅으로 직접 고객 유치해야

4,5월과 9,10월은 공공연한 허니문 시즌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의 허니문 상품은 그간 여행사들에게 톡톡한 효자노릇을 해왔다.

실제로 3~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웨딩박람회에 대형 여행사의 직원이 몇 십명씩 파견돼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하룻동안 허니무너 천 쌍의 가예약을 자랑하기도 했다.

따라서 여행사에서는 허니문시즌을 제2의 여행시장 성수기로 여기며 웨딩박람회 참가는 물론 허니문 브로슈어 제작,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허니문 상품 판매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다르다.

물론 예전에 비해 결혼 시기가 분산됨에 따라 허니문 시즌이라는 것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있어 특정 시기에 높은 수익률을 얻지 못하고 있기도 하지만, 패키지여행과 같이 각 여행사 간의 가격경쟁이 심화돼 허니문상품에 대한 여행사들의 수익률이 크게 줄어 들었다.

특히 경기 침체로 인해 해외로 허니문을 떠나는 허니무너들의 수요가 예년에 비해 반이상 줄어들면서 허니문상품은 더 이상 효자상품으로써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원인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웨딩업체들이 허니문 상품 판매를 알선하면서 그에 대한 커미션을 높게 받음에 따라 여행사들의 수익률은 더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신생 웨딩업체 대부분이 여행사와 연계해 허니문 상품을 알선해 주면서 여행사간의 커미션 제공 부분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수익률 감소를 여행사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웨딩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다수의 웨딩플래너가 정직원보다는 각 건수에 대한 커미션을 받게 되는 계약직 혹은 프리랜서가 많기 때문에 허니문 상품에 대한 커미션 요구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민은혜 기자 titnews@chol.com

울며 겨자먹기식 판매 이뤄져

시장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웨딩플래너를 통해 허니문 상품 예약까지 진행하는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웨딩플래너에게 제공하는 커미션이 부담스러우면서도 이를 배제할 수는 없다.

웨딩플래너 및 웨딩업체와 연계해 상품을 판매할 경우 직접 여행사들의 문을 두드리는 수요에 부수적으로 추가될 수 있는 수요가 되기 때문에, 소형의 허니문여행사들은 물론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 조차 이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소형 허니문여행사들의 경우 별도의 신문 및 방송 광고를 진행할 수 없어 자사의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노출시키는 경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웨딩플래너를 통해야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경로가 생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여행사들은 웨딩업체들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여행 질보다는 커미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웨딩플래너들은 허니문 여행상품이 얼마나 알차고 품격있게 구성돼 있나보다는 어느 여행사가 커미션을 더 많이 주냐에 따라 고객들에게 여행상품을 추천하곤 한다.

따라서 각 여행사들은 웨딩플래너에게 주는 커미션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어 가고 있고 한 상품당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5%까지의 커미션을 제공하거나 허니무너 한 쌍당 20만원, 25만원으로 커미션을 정해 놓고 지급하고 있다.

장거리 허니문 상품의 경우 단거리 상품에 비해 상품가가 높기 때문에 웨딩플래너에게 주는 커미션이 있다해도 수익률이 그나마 낫다. 하지만 중저가의 동남아 허니문 상품 판매율이 높은 현 상황에서 웨딩플래너에게 제공하는 커미션이 여행사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여행사들은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얻기 위해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할인폭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들이 여행사를 통해 직접 예약을 했을 경우보다 상품가가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직접 다가서는 마케팅 요구돼

이러한 허니문 상품에 대한 수익 구조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웨딩업체들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적으로 유치 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여행사들은 온라인 상에 허니문 박람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특전 및 가격할인을 내걸어 허니무너 유치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상 키워드 광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서 허니무너들이 웨딩업체가 아닌 여행사에게 직접 예약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웨딩업체와 연계한 고객 유치는 분명 여행사들의 수익률을 높이는데 일조하는 측면이 있지만 보다 정상화된 수익구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행사 자체적으로 허니문 고객 유치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