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22호]2009-08-14 09:41

연이은 지자체 가을 축제 무리 없나

특색 없이 행사만 나열할 경우 자칫 예산낭비

고유한 지역 색 담긴 체험형 축제 지향해야

휴가철 여름 특수가 슬슬 종료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 지자체들이 일찌감치 9,10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축제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혹자는 경기침체로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감소한 만큼 반사이익을 누렸을 거라는 의견이 많지만 올 여름은 국내 인바운드와 인트라바운드 모두 저조한 실적을 거둔 상태. 이에 다수의 지자체들이 지역 축제를 통한 가을철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축제의 불분명한 성격과 미흡한 행사 운영으로 오히려 시장 침체를 가져 온다는 지적이다.

현재 9,10월 개최 예정인 지자체 축제의 수는 어림잡아도 10개. 오는 9월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동해시 오징어 잡기 축제를 비롯해 안성남사당바우덕이축제(9월 22일~27일), 인천중국의날문화축제(9월26일~28일), 포항 일월문화제(10월8일~12일), 횡성한우축제(10월15일~19일), 거창국제연극제(10월19일~11월4일), 김해분청도자기축제(10월23일~11월1일) 등 다양한 축제들이 전국에 걸쳐 속속 개최 예정 중에 있다. 그러나 실제 관람객 수나 인지도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축제를 찾아보기란 어렵다.

선진국의 경우 오랜 시간 계속된 축제로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을 받으며 축제의 명성과 전통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반면 우리나라 지자체들의 축제는 지속성이 짧고 무엇보다 정확한 특색과 지향하는 바가 없어 비슷한 행사만 거듭하다 폐지되기 일쑤.

전문가들은 지자체 축제의 가장 큰 단점을 역시 지역의 특색을 배재한 무리한 주제 설정과 잘못된 행사 운영으로 꼽는다.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요소가 없고 축제 운영을 단순히 무대 행사와 지역 특산품 판매로만 구성한다는 점이 한계라는 것. 그러나 직접 현장에서 뛰는 실무자들은 부족한 예산이 축제 운영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 말한다. 노하우가 충분하고 지역에 자랑할 요소들이 아무리 많아도 형편상 더 나은 축제를 기획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인바운드 여행사 한 대표는 “보령머드축제처럼 정확한 타깃과 행사 구성으로 지지자들을 양성해낼 수 있는 체험형 축제를 지향해야 한다”면서 “조급한 마음과 단기간에 걸친 실적 보고용을 위해 우선 행사를 개최하고 규모를 키우려는 생각 자체가 문제다. 이를 버리고 지역의 대표 이미지와 연계된 정통성 있는 축제를 오랜 시간에 걸쳐 개발하고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