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22호]2009-08-14 09:37

취급수수료 도입 전망

GDS업체가 보는 취급수수료 도입의 앞날

“이미 선진화된 모델, 적응 가능성 밝아”

취급수수료 불표기는 시스템상 어려워

수수료 외에 수익모델 개발 주력

한국일반여행협회(KATAㆍ회장 정우식)는 지난달 23일 한국관광공사 상영관에서 ‘건전 여행을 위한 비용·편익 연구용역 공청회’를 개최하고 여행사 업무의 약 10%를 수수료로 징수하자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그간 속칭 ‘서비스 피’로 통용됐던 TASF 제도를 ‘취급수수료’로 변경해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본지는 항공권 판매수수료 자율화가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취급수수료’에 대한 GDS업체들의 반응을 조사해봤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


▲반년 앞으로 다가온 수수료 자율화 시대

 

항공권 판매수수료 자율화에 대비해 제 3의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여행업계의 노력이 거세다.

여행업계는 최근 여행사에서 취급하는 일련의 업무에 대한 수수료를 고객에게 징수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여행사 업무의 원가로 분석되는 상품 판매가의 약 ‘10%+α’를 고객에게 받겠다는 대안을 마련한 상태다.

초기 ‘서비스 피(Travel Agent Service Feeㆍ TASF)’ 연구 당시 도입 자체에 따른 찬반이 엇갈렸던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업계의 빠른 움직임은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다.

특히 항공권 판매수수료 자율화가 대한항공뿐만 아니라 결국은 모든 항공사로 급속하게 퍼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취급수수료의 빠른 도입과 정착은 한국여행시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GDS업체들이 한국형 TASF 도입, 즉 취급수수료를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이미 해외에서 수많은 검증을 거쳐 탄생한 시스템인 만큼 잦은 오류의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것. 토파스는 “선진 해외시장에서 수많은 논의와 시행착오 끝에 정착된 TASF를 하루빨리 우리의 업계에 맞게 안착시키는 것이 수수료 자율화를 앞둔 현 시점에서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월드스팬 또한 “TASF제도가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지역에서 시행되고 발전한 만큼 한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고 평했다. 반면 애바카스는 모델 도입 자체에 대해 성급하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여행업계가 필요로 하고 결정된 정책이라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빠르게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스템 도입 자체는 빠르게 가능할까.

취재 결과 TASF 도입시 우려됐던 시스템 구현 문제는 각 GDS 업체들 모두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쉽게 말해 시스템 상에 항공사 하나를 추가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과정이라는 것. 해외에 본사를 두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애바카스와 월드스팬은 이미 기능 자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시장이 원하는 요구사항만 종합해 구현한다면 시범 적용을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시스템을 오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토파스는 ‘TASK FORCE’팀을 별도로 구성, 오는 11월 시범 적용을 목표로 기능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토파스는 예약 및 발권, 호텔, 렌터카 등 일반적인 서비스피는 물론 여행 전반에 걸친 정보제공 등의 항목도 세분화해 여행사 영업형태와 상황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는 매니징 기능을 도입, 각 여행사의 특성에 맞게 관리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각 GDS업체 모두 현재 여행사들이 요구하는 취급수수료 미표기에 대한 사항은 도입이 불가능하다는데 동조했다.

토파스 한 관계자는 “현재 여행사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상품 내역을 결제할 때 취급수수료가 하나로 묶여서 통합된 내역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항공사와 여행사의 가맹점이 서로 틀리기 때문에 카드 결제에 통합된 내역이 나오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취급 수수료 이후의 여행 시장

항공사의 커미션이 자율화되는 2010년 이후 한국 시장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당연히 도입 초기 많은 오류와 난관이 발생할 것이며 취급 물량이 적은 소형 여행사의 상황은 더욱 곤궁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TASF 도입이 오히려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애바카스는 “TASF를 통한 선진시장으로의 도약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며 “다만 이 제도가 여행업계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여행객들이 서비스 피를 징수하는 것을 당연한 형태로 인식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와 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이미 TASF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한 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파스는 “TASF의 적용이 여행업계의 어려움을 당장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신규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마케팅 툴이 될 수 있다”며 “다만 해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축소되는 발권수수료를 TASF로 전부 보충하는 것은 어려울 일이다. 따라서 호텔, 크루즈, 보험 등 다양한 상품의 판매를 통해 수입원을 확대시키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월드스팬은 “여행업계가 걱정하는 부분을 예측하고 있지만 시스템 구현이나 해외 사례로 볼 때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 만큼 제도 도입 이후 현 여행시장을 보다 건전하게 재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e-티켓 전환 당시 업계가 우려했던 많은 난관이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연스레 적응된 것처럼 수수료 적용 문제도 동일한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