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17호]2009-07-03 11:28

항공사 특가 경쟁 업계 경기 악화 부추겨

FIT와 차이 없는 그룹 요금, 상품 마진 턱없이 부족

하계 성수기를 준비하는 여행업계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둔탁한 가운데 항공사들의 지나친 특가 경쟁이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 악화와 아웃바운드 여행시장의 부진으로 항공사들이 예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의 요금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것. 더욱이 한 주에 한 번꼴로 펼쳐지는 특가와 프로모션의 명목아래 10~20만원대의 항공권이 남발하는 통에 여행사들의 패키지 상품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여름철 휴가객이 집중되는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의 항공 요금을 제외하고는 7ㆍ8월 출발 요금이 비수기와 별반 차이가 없는 항공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노선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인기 시장인 동남아와 남태 지역을 빼고는 특별히 요금이 인상되거나 항공 요금 때문에 상품 가격이 추가되는 패키지 상품은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행사들이 상품을 판매해도 손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처참할 정도. 항공사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저렴한 특가 항공권 판매에 열중하는 탓에 여행사가 어렵게 받은 좌석으로 상품을 구성해도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항공사들의 판매 형태가 이처럼 FIT로 집중되면서 여행사들의 좌석 운용에도 심각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성수기 이전 뿌린 좌석을 다시 거둬들이는 항공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심화되고 있는 것. 여행사보다는 이윤이 높은 FIT고객에게 좌석을 판매하기 위해 여행사들에게 제공하는 좌석을 큰 폭으로 줄이거나 요금 자체를 FIT 수준으로 정하는 등 여행사들의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A항공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렵다 보니 여행사를 선택하는 여행객은 점차 줄고 있다. 그러나 개인 출장이나 상용, 혹은 친지 방문 등을 이유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자유여행객 등은 언제나 꾸준하다. 항공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써 당연히 수익이 나는 쪽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냐”는 속내를 나타냈다. 반면 여행사 한 간부는 “특가 제공이나 프로모션은 말 그대로 특정한 시기나 타깃을 놓고 진행하는 이벤트인데 항공사들이 일 년 내내 프로모션을 지속하면서 인디비에게는 형편없는 가격을 제공하고 여행사에게는 지나친 요금을 부과한다”며 “말로만 상생을 외칠 것이 아니라 성수기 때마다 반복되는 이 같은 행태를 그만 멈춰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문주 기자 titnews@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