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608호]2009-04-24 15:07

[창간기획]RV여행을 말한다

녹색관광의 대표주자, 자연과 하나 되는‘RV여행’

글 싣는 순서 ●<上> 한국의 RV여행

<下> 세계의 RV여행

“새소리에 눈을 떠 창밖을 바라보면 푸른 잎이 햇볕에 반짝거리며 아침인사를 건넨다. 몸을 일으켜 보니 이곳은 캠핑차량 안. 어젯밤에 본 쏟아지는 별들과 귓가를 울렸던 시원한 계곡물 소리는 결코 꿈이 아니였다.”

광활한 자연과 하나되는 꿈을 꿔 보았는가.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됨에 따라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다양한 여가 생활 중에서 특히 ‘여행’은 다양한 방법으로 때마다 색다르게 즐길 수 있어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 중 자동차를 이용해 떠나는 RV(Recreational Vehicle)여행은 이미 유럽, 미주, 대양주 쪽에서는 대중적인 여행 방법의 하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 주최로 개회된 FICC 가평세계캠핑대회를 통해 RV여행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됐으며, 실질적인 이용자도 증가했다.

본지는 창간 12주년 특집호를 맞아 친환경적인 여행 방식의 대표라 할 수 있는 RV여행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국내 RV여행 시장 현황과 문제점, 전망 등을 짚어보고 선진국의 RV여행 문화와 발전 방향 등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RV여행? 그게 뭐야?

 

RV여행을 이야기하기 전 먼저 캠핑에 대해 알아야 한다. 캠핑의 사전적 의미는 ‘야영하는 것’으로 집이 아닌 자연 속에서 머무는 것이다.

본격적인 오락 및 레저 기능으로의 캠핑은 자동차가 대중화 되고 도로망이 발달하면서부터 급속적으로 발전했다. 차량을 이용한 캠핑 문화 보급은 집과 이동수단 개념을 동시에 갖춘 캐러밴(Caravan)의 탄생으로 폭넓게 확대됐다.

RV(Recreational Vehicle)는 캠핑카와 같은 레크레이션 자동차를 총칭하는 단어로 미국에서는 모터홈, 트레일러, 트럭캠퍼 등의 캠핑용 자동차를 포함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모터캐라반 혹은 모터홈, 캠핑카라고 부른다.

캠핑 캐라바닝은 조리시설과 화장실, 침실 등을 자동차와 합쳐 하우스와 이동수단 개념을 동시에 갖춘 이동 주택식 차량을 이용한 여행을 말한다. 한마디로 침대와 조리시설을 갖춘 차를 타고 여행하는 관광.

캐라바닝을 위한 전문 차량은 자체 동력을 가진 ‘모터캐라반’과 일반 승용차로 견인해 이동해야 하는 무동력 ‘트레일러 캐라반’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모터캐라반은 운전석 뒤에 침실, 조리대, 화장실 등의 기본 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를 통해 어디서든 자유롭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트레일러 캐라반은 2500CC 이상 일반 승용차 또는 4WD로 견인돼 움직이며, 차내 운전석이 없어 모터캐라반 보다 내부공간이 더 넓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시장, ‘걸음마 단계’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과 자연 속에서의 여가를 즐기고 싶어 하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관광과 환경을 접목시킨 생태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생태관광과 가장 궁합이 맞는 여행 방식중 하나로 캠퍼밴여행이 주목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국내 여행업계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도 캐러밴을 이용한 여행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은 캐러밴여행을 맘껏 즐길만한 여건이 충분치 않다. 지난 1987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자동차 야영장 개발 타당성 조사연구’를 통해 2001년까지 전국 총 21개 지역을 개발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실제 추진되지는 못했다.

이후 한국캠핑연맹에서 2002년 64회 세계캠핑대회 유치를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투입해 강원도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에 국내 최초로 국제기준에 준거한 자동차 전용 캠프장을 만들었고, 지난해 세계캠핑대회를 유치한 경기도 가평군의 자라섬캠핑장 등 두 곳만이 국제 기준에 의해 조성됐다. 이렇듯 국내의 캐러밴 여행문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시작 단계인 만큼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자동차 전용캠프장 및 오토캠핑장에 대한 체계적인 조성 및 관리가 필요하다. 국·도립공원 및 자연휴양림, 해수욕장 등을 중심으로 전국에 약 250개의 오토캠핑장이 조성돼 지방자치단체 또는 개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별다른 제재 없이 무분별하게 운영되고 있어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을 오염시킬 우려가 크다.

현재는 무엇보다 자동차 전용 캠프장 조성과 관리에 대한 법제화가 시급하다. 관광진흥법 시행령 제 5조 별표 1에서 관광객 이용 시설업 중 자동차 야영장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편의시설에 대한 기준은 구체적이지 못하며, 캐러밴 수용에 대한 기준은 아예 없다. 유럽 일본, 대만의 경우 자동차 야영장을 야외 숙박시설로 분류해 여관, 호텔, 민박 등과 함께 차세대 숙박시설로 명하고 이를 위한 시설기준을 구체화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동차 야영장 편의 시설 기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보완, 관리해야 한다.

더불어 세계캠핑캐라바닝연맹(FICC) 기준에 부응하는 자동차 캠프장 등급 인증제도를 시행해야 하며, 장내 질서 유지 및 재난 시 긴급 대처를 위해 전문 관리인도 캠프장에 상주시켜야 한다.

또한 현재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의해 피견인 차량의 총 750㎏, 길이 3.5m 또는 폭 2m를 초과할 때는 1종 특수(트레일러) 면허가 필요하다. 그러나 캐러밴 선진국에서는 통상 승용차로 견인되고 있어 캐러밴의 국내 보급에 또 다른 제약이 되고 있다.


인·아웃바운드 시장 전망 ‘매우 맑음’

 

국내 캠퍼 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캠핑캐러바닝연맹의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 3~4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캠퍼밴여행을 경험한다고 추산했다. 현재 전국 약 250개인 야영장과 자동차 캠핑장을 법제화된 기준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한다면 이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할 것이다. 특히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자연체험의 장은 물론 자녀들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체험학습장을 제공해 그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캠퍼밴여행은 외국인들만 즐기는 ‘폼 나는 여행’이 아니다. 국민 누구나 원하고 관심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다. 방법은 의외로 쉽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비싸다, 불편하다 등의 잘못된 인식이 팽배하다.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은 물론 한국관광공사, 각 시·도 관계자는 캠퍼밴여행에 대한 매력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외래관광객들에게 캠핑여행목적지로 한국을 홍보하는 것은 다소 이르지만 지속적으로 시설을 관리하고 홍보한다면 외래관광객들을 유치 할 수 있는 하나의 관광문화로도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
취재협조 및 문의=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 02)579-7766.


[Interview] 장경우,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 총재

 

“한국식 캐러밴여행을 대중화시키는 것이 목표”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Korea Camping&Caravanning Federation, 이하 KCCF)은 세계캠핑캐라바닝연맹(FICC)에 가맹된 한국을 대표하는 단체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KCCF는 캠핑 캐라바닝의 대중화와 선진화를 위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캠퍼들간의 국제 교류 활동을 적극 돕고 있다. 특히 국내 캠핑캐라바닝 여건 조성과 활성화를 통해 건전한 휴식문화를 알리고 국민관광 대중화 및 선진화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캠퍼밴여행의 묘미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자연과 동화될 수 있는 ‘진짜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캠퍼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자연보호와 휴식이다. 가족중심 여가활동의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이용자들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 대중화 됐다고 하기엔 이르다. 국내 캠퍼밴여행을 대중화 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향후 캠퍼밴여행시장을 이야기 한다면.
▲정부도 캠핑여행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캠핑장 건립 등을 통해 장려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캠퍼밴문화를 한국화 해 대중화 시킨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국제 협회기준만 있을 뿐 한국 내에서 법제화 된 기준이 아무것도 없다. 앞으로 국내 많은 사람들이 캠퍼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한국식 캠퍼밴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일에 한국 캠핑캐라바닝연맹이 앞서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