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81호]2008-10-10 08:49

[포커스] 사이판, 시장 개발 필요한 시점

사이판은 ‘워터파크리조트’가 아니다

오는 26일 OZ 인천-사이판 매일 2회 운항

신상품 개발 등 시장 활성화 노력 필요

아시아나항공(OZ)이 인천발 사이판행 오전 출발편을 오는 26일부터 투입, 매일 출발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출국자수 증가와 여행객들의 편리성을 위해 지난해 5월27일부터 주 4회 사이판 오전 출발편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점차 가족여행객들의 수요가 증가하며, 오전 비행기편이 인기를 얻자 아시아나항공은 사이판 오전 비행기를 매일 운항으로 변경해 시장확대와 고객 요구충족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항공좌석이 확보돼야 상품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여행시장의 특성상 업계는 사이판 증편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모두투어네트워크가 로타리조트와 GSA를 맺고 로타와 사이판을 연계한 상품을 출시한 것을 제외하고 사이판 신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A 여행사 대양주 팀장은 “사이판이 증편된다 해도 자연 증가분을 기대하는 정도”라며 “증편으로 인해 특별히 신상품을 개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신상품을 개발한다 해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고 이미 반 자유여행 일정이기 때문에 신상품 개발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은 현재로써는 무리”라는 의견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정을 보강한 신상품 개발이 빠른 시일 내 시장을 활성화 시키지 않는다는 의견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지만 당장 손안에 쥐어지는 수익이 없다고 신상품 개발을 등한시 하는 것은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현경 기자 titnews@chol.com

▲OZ, 사이판 시장 적극 투자 및 개발.

사이판은 지난 90년대 허니문 목적지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2000년도 들어서는 자유여행 목적지 또는 가족 휴양 목적지, 골프투어 목적지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이판은 만성 좌석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가 라오라오골프장을 인수, 운영하기 시작하고 현지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면서 사이판을 태평양 휴양시장의 거점으로 삼고 공격적인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오는 12월19일부터 오사카-사이판 구간을 신규 취항함에 따라 일본과 사이판을 연계한 신상품 개발의 길도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사이판의 리조트는 ‘두 개’가 아니다.

사이판은 현재 PIC와 월드리조트가 양 주축을 이루어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두 리조트가 훌륭한 워터파크시설과 키즈클럽, 한국인을 위한 서비스 등 가족여행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때문에 여행객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지만 사이판 시장을 장기적으로 내다 봤을 때 결코 긍정적인 현상은 아니다. ‘사이판=00리조트’라는 고정관념으로 사이판의 다른 매력이 빛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사이판 B호텔 관계자는 “여행사 팀장들이 사이판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잘 되는 지역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신상품 개발 또는 타 호텔 상품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여행사가 일차적으로 고객에게 양 리조트 이외의 호텔 정보를 상세히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모객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홍보 및 프로모션의 효과도 저하돼 상품 활성화에 점차 적극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나무 말고 숲을 보자.

마리아나관광청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한국인 방문자는 7만8천6백93명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며 “전체 아웃바운드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마리아나 방문객 수의 증가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사이판을 찾는 한국관광객들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여느 지역과 비교해 경쟁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숲을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나무만 보는 편협한 안목으로 상품 개발에 소홀하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이판시장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강력한 힘을 싣기 위해서는 몇 개 리조트에 국한된 현상유지가 아닌 사이판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C 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은 워터파크리조트가 아니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심어 줄 필요가 있다”며 “관광청, 항공사, 여행사, 리조트, 랜드사 등이 조금씩 서로 양보해 내 손의 이익 보다 신상품 개발에 앞선다면 장차 사이판은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