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사스크랩 [제517호]2007-07-06 13:31

김태삼 (주)푸른여행사 대표
트레킹과 여행(28) 중국 운남성 옥룡설산 트레킹(下) 김태삼 (주)푸른여행사 대표 대부분의 트레킹 여행객들은 직접 두 발로 걸어서 정상에 오르길 바란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지겨운 중국식 호텔 조식을 먹고 버스에 올라 탄 다음, 30분 정도 시내를 빠져 옥룡설산의 트레킹 기점인 옥주정천(2,800m)에 도착하여 말과 마부를 기다리며 강렬한 옥룡의 기운을 느낀다. 드디어 옥룡설산에 오르는 날이다. 5시 반, 등산 채비를 차린 다음 호텔에서 뷔페로 아침 식사를 하고 버스에 오른다. 6시 45분, 버스는 30분 만에 해발 2,800m인 옥주정천에 도착하고 우리는 말과 마부를 기다리며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 옥룡설산의 산행은 전죽림(3,560m)이라는 곳까지는 말을 타고 이동을 한다. 개인 한 명당 한 마리의 말과 마부가 동행하며 손님들은 제주도 조랑말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에 즐거워한다.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내려서 걷고 말이 지치면 휴식을 취한다. 산에는 철쭉과 고산식물이 지천이다. 곳곳에 말똥냄새가 코를 자극하지만 이마저 산행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 9시 30분 정도에 마황패(3,300m)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한다. 마황패는 넓은 초원지역으로 말들의 쉬기에 적합한 곳이다. 이곳부터는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보통 관광객들은 이곳까지 왔다가 다시 돌아 가지만 옥룡설산 트레킹을 하는 우리는 전죽림이라는 곳까지 올라간다. 워낙 높은 고도의 산이므로 최대한 힘을 줄였다가 산행을 하기 위함이다. 전죽림에서 현지인들이 해주는 점심과 도시락을 먹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가 조금씩 추워진다. 미끄러운 지대를 한 시간 정도 오르니 충초평(4,080m)에 이른다. 고소가 오기 시작하면서 발이 계속 미끌거리니 손님들은 힘들어 하고 계속 쉬기만을 한다. 나는 뒤에서 후발 그룹을 이끌며 조금만 힘내자고 한다. 사실은 부단히 힘을 내야 한다. 너덜지대를 끝나 초원능선을 거르니 노배파(4,600m)에 도착한다. 이곳부터는 더욱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걸어야 한다. 바람도 세지고 옥룡설산이 무서울 정도로 장대한 정상 부근의 암각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씩 구름이 걷히며 보이는 주위 만년설산의 아름다움은 비록 힘들지만 다들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트레킹의 마지막 지점인 정상협곡은 5,200m. 협곡 전의 능선은 백두산의 고래능선 같은 곳으로 바람도 많이 불고 힘든 구간이다. 점점 산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나는 얼굴의 화색을 보고 내려 가야 할지 조금 더 격려를 해서 데리고 올라 갈지를 판단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트레킹 손님들은 정상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힘을 내 옥룡설산 트레킹의 최고 지점인 협곡지점까지 오르니 그 뒤로는 천혜의 낭떠러지가 길을 막았다. 전문 등반이 아니고서야 이곳 지점을 건너 정상을 갈수 없다. 만년설산 정산의 암릉을 뒤로 하고 우리는 기념촬영을 하고 하산을 한다. 정상에 올라간 사람들은 힘들어도 그 순간의 희열을 잊지 못한다. 다들 하산길이 가볍기만 하고 너덜지대에 넘어지면서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이다. 산을 상품으로 팔고 산을 가기 위해 여행상품을 구입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다니다 보면 무언가 특별한 끈끈한 정이 느껴진다. greentour@greentou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