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에 10명 중 8명 <가능하다>
10명 중 9명 ‘들어봤다’, 7명은 ‘공감한다’ 답해 현실과 달라
실제 여행경비 일본이 제주도의 2.2배 수준, 1.3배에 다녀올 수 있다고 생각
제주도 비싸다는 선입견과 부정적 뉴스 누적 영향 불신, 단기간 해소 어려울 듯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속설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명 중 8명을 넘었다.
평균적으로 제주도 여행비에 30% 정도만 보태면 다녀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현실에서 지출한 여행비는 일본이 제주의 2배 이상임을 감안하면 제주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의 왜곡은 심각하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2015년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의 2024년 7월 2, 3주차 조사와 병행한 옴니버스 서베이로 제주도와 일본 여행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묻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제주 여행의 잇단 고비용 논란과 관련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오래된 속설의 진위를 검증해 보자는 취지다.
컨슈머인사이트의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 www.bigdata-culture.kr에서도 공개되고 있다.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에 8%만 ‘공감 안 해’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에 대해 88%가 들어본 적 있고, 83%가 가능하다고 봤으며, 70%는 공감하고 있었다[그림1]. ‘들어본 적 없다’, '불가능하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3%, 9%, 8%에 그쳤다. 대다수가 알고 있고, 실제 가능할 것으로 믿고, 취지에 공감할 만큼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말은 보편적 통념으로 자리잡았다.
제주도 안 가본 사람이 여행비 더 들 것으로 예상
3박4일 일정의 여행비용을 예상해 보게 한 결과 제주도가 86만원, 일본은 110만2,000원으로 일본이 1.3배였다[그림2]. 그러나 실제 일본 여행비는 제주도의 2.2배에 달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 조사'에서 작년(1~10월) 두 지역 여행자의 평균 지출액은 제주도 52만8,000원, 일본 113만6,000원으로 2.15배였다.
실제 여행비에 비한 예상 여행비는 일본은 0.97배(-3만4,000원)로 거의 일치했으나, 제주도는 1.63배 (+33만2,000원)나 큰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즉, 제주도 여행비를 불합리하게 크게 예상하며, 일본과 별 차이 없다고 오인하고 있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제주도 여행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 더 심했다. 응답자 중 지난 1년 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은 여행비로 78만8,000원을, 과거 한 번이라도 다녀온 적이 있는 사람은 84만6,000원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은 93만5,000원을 예상했다. 즉, 제주도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일본과 제주도 비용에 차이가 없고’, ‘그 돈이면 일본 가는 것이 낫다’는 괴담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일본 예상금액은 각각 114만원, 110만4,000원, 109만9,000원으로 방문 경험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 최근 가 본 사람일수록 조금씩 더 들 것으로 예상한 점도 제주와 달랐다.
여행지 물가와 서비스에 대한 논란은 다반사지만 제주도는 유독 심하다. 최근 몇 달만 해도 ‘비계 삼겹살’ 등 다양한 사례가 매스컴을 달구며 여행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는 일본여행 붐과 맞물려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비논리적인 뇌피셜이 정설인 양 자리잡게 했으며, ‘그 돈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상식적 판단을 한 사람이 10명 중 1명도 안 되는(9%) 결과를 낳았다.
‘제주도는 비싸다’는 오래된 선입견과 부정적인 뉴스의 확대 재생산이 만든 합작품이며, 제주도에 안 가본 사람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비상식적인 인식의 폭이 넓고 뿌리 깊다는 점에서 단기간의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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